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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교통약자 이동권과 세종시 자가당착 강** 2020-12-14 조회수 290

[칼럼] 교통약자 이동권과 세종시 자가당착
[디트의 눈] 누리콜 거부하는 공기업, 눈감은 세종시의회

세종시 누리콜 특별교통수단 운영 방식을 결정짓는 ‘민간위탁 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용자인 장애인과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대책위원회는 천막농성을 준비 중이고, 해당 안건은 오는 15일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세종시는 지난 10월 29일 시의회에 ‘특별교통수단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제출했다. 기존 1~2년 단위의 민간위탁 기간을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으로 늘려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골자다. 대책위 측은 이를 장애인 누리콜 민영화 추진으로 보고, 공공위탁을 촉구하고 있다.
누리콜 이관이 검토된 시기는 세종도시교통공사 설립 이전부터다. 2016년 10월 28일 시가 제출한 동의안에는 “1년 재위탁 후 교통공사로 관리 이관 검토”라는 내용이, 2017년 11월 3일 제출한 동의안 심사 보고서에는 “2년 간 위탁운영 후 2020년 세종도시교통공사로 위탁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해 10월 시는 계약 연장을 담은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또는 교통전문기관에 업무 이관(위탁) 전 준비 및 이용자 혼선 방지 등을 위해 민간에서 1년간 운영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입장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 건 최근의 일이다. 올해 10월 29일 제출한 민간위탁 동의안에는 공공으로의 업무 이관을 언급하는 대신 “특별교통수단 운영 사무는 운행 및 유지관리, 이용요금 징수, 운전원 및 사무원 모집·지도 감독 등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이유를 달았다. 
최근 이춘희 시장은 대책위와의 면담에서 교통공사가 업무 이관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동시에 직접 교통공사를 설득하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장애도시를 꿈꾸고, 행정수도로의 도약을 준비 중인 세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교통약자 외면하는 공기업과 눈감아준 세종시의회
누리콜 이용 건수는 2017년 1만 4218건에서 지난해 기준 2만 8012건으로 3년 만에 약 2배 증가했다. 반면,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영을 민간위탁하고 있는 곳은 세종과 울산뿐이다.
서울과 부산, 대구는 시설관리공단, 인천은 교통공사, 대전은 복지재단, 광주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공공운영을 맡겼다. 시설관리공단과 교통공사, 사회서비스원 등이 설립된 세종시도 당장 현실적인 여건은 충분한 셈이다. 
반면, 매 년 수 백 억씩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 산하 공기업이 교통약자 이동권이라는 공공영역의 업무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다. 업무 과중 등을 표면상 이유로 꼽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고용 승계 문제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간의 것을 공공화하는 일은 늘 노동 문제를 동반해왔다. 
수 년 간 눈을 감아온 세종시의회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는 수 차례 위탁 동의안을 심의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뤄진 업무 이관 문제나 필요성에 대해 묵인했다. 최근 논란이 된 동의안도 상임위에선 문제없이 원안가결되는 수순을 밟았다. 
민간위탁은 행정기관의 소관 사무를 민간이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공공영역에선 달성하기 어려운 ‘전문성 활용’ 측면이다. 하지만 올해 시는 동의안에 누리콜 업무를 '단순·반복적인 사무'로 규정했다. 이 역시 자기모순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위탁의 장점으로 꼽히는 비용 절감, 민간 시장 참여 활성화 등의 차원에서도 취지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리콜 예산 중 대부분은 비용 절감이 어려운 인건비 명목으로 쓰이고 있고, 수탁 업체도 지난 8년 간 경쟁 없이 한 단체가 독점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어서다.
매 년 세금을 투입하고도 민간이 높은 질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이용자와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놓인 노동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민간위탁이라는 방식이 공공의 책임성을 약화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이 과정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방기해 온 것은 아닌지. 시는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됐다.

[출처]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View.html?idxno=594332